아이슬란드의 하우카르틀(Hákarl) 세계에서 가장 극한의 음식?
1. 하우카르틀이 뭐길래?
여러분, 세상에는 참 별난 음식이 많죠? 그런데 아이슬란드에는 특히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음식이 하나 있어요.
이름하여 하우카르틀(Hákarl)! 이게 뭐냐면, 삭힌 상어고기예요. 그렇다고 그냥 말린 생선 같은 게 아니에요.
이건 진짜 ‘냄새로 한 방 먹이고, 맛으로 두 방 먹이는’ 강렬한 음식이죠. 하우카르틀은 보통 ‘세계에서 가장
냄새나는 음식’으로 꼽혀요. 썩은 치즈+암모니아 냄새가 합쳐진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아이슬란드 사람들에게는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 음식이에요. 단순히 엽기적인 음식이 아니라,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가 담긴 음식이죠. 아이슬란드는 추운 기후와 거친 자연환경 때문에 신선한 농산물을 재배하기 어렵고, 과거에는
식량을 보관하는 것도 큰 도전이었어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생선을 삭혀 먹는 방법은 필연적으로 탄생했죠.
특히 북극해에서 잡히는 그린란드 상어(북극상어)는 크고 먹을 것이 많았지만, 생으로 먹으면 치명적인 독성이 있어 위험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고민 끝에 개발한 저장 방법이 바로 삭히는 과정이었어요.
2. 왜 상어를 삭혀 먹을까?
아이슬란드는 겨울이 길고, 예전에는 신선한 음식을 보관하는 게 어려웠어요. 그런데 문제는 아이슬란드 근해에서 잡히는 그린란드 상어(북극상어)**가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신선한 상태로 먹으면 사람이 중독될 정도로 위험해요. 그렇다면? 방법은 숙성!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신기한 방법을 고안했어요. 상어를 몇 달 동안 땅에 묻거나 건조한 곳에서 삭힌 후, 다시 공기 중에서 말리는 거예요. 이 과정을 거치면 독성이 사라지고(하지만 냄새는 폭발하고), 보관도 용이해지는 거죠.
이런 전통은 생각보다 오랜 역사가 있어요. 아주 옛 과거 바이킹 시대부터 이어져 왔는데요.
이때는 신선한 고기를 쉽게 못 얻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이런 방법으로 상어를 보관해 온거죠.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음식이었던건데. 아무리 생존을 위해서지만 맛을 포기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짠한 느낌도 들기도 합니다. 이 하우카르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상어를 큰 덩어리로 나누어 잘라, 지하에 묻어서 몇 달
동안 발효를 시켜요. 이후 꺼내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추가로 몇 개월 동안 건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어의 독성이 제거되지만, 특유의 강렬한 냄새와 맛은 사라지지 않고 남게 된다고 해요.
3. 하우카르틀, 도전할 수 있을까?
아이슬란드 사람들에게 하우카르틀은 전통 음식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극한의 도전 음식으로 유명해요. 앤드루 짐머니, 고든 램지 같은 유명 셰프들도 이걸 먹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죠. 그만큼 강렬한 맛과 냄새를 자랑합니다. 냄새는?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찌르고, 썩은 치즈 같은 풍미가 가득해요. 맛은? 처음엔 짭조름한데 씹을수록 진한 해산물 향이 퍼져요. 그런데 문제는 목 넘김 후에 오는 강한 뒤끝! 마치 공업용 세제를 한 스푼 삼킨 듯한 느낌이라고도 하죠. 그래서 아이슬란드 사람들도 하우카르틀을 그냥 먹지 않아요. 브렌니빈(Brennivín)**이라는 독한 감자 술과 함께 곁들여 먹어요. 한 입 먹고 술 한 잔, 그렇게 균형을 맞추는 거죠. 하우카르틀은 주로 아이슬란드의 전통 축제인 뵐뤼르(Vorrablót) 때 많이 먹어요. 이 축제는 과거 바이킹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겨울철에 저장해 둔 음식들을 먹으며 다 함께 축하하는 행사예요. 이때 하우카르틀뿐만 아니라 양 머리 요리(Svið), 피를 이용한 소시지(Blóðmör) 같은 특이한 전통 음식들도 함께 맛볼 수 있어요.
4. 집에서 하우카르틀을 만들어볼 수 있을까?
음... 결론부터 말하면 힘들어요.
그린란드 상어를 구하는 것부터가 난관이고, 삭히는 과정에서 집안이 난리가 날 가능성이 커요.
냄새 때문에 집안에서 숙성하면 가족회의 소집은 기본이고, 이웃의 신고를 받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만약 여행 중 아이슬란드에서 하우카르틀을 맛볼 기회가 있다면?
한 번쯤은 도전해볼 만해요! 현지 레스토랑에서는 손질된 상태로 나와서 조금 더 먹기 쉬울 수도 있거든요.
도전 정신이 강한 분이라면, 아이슬란드식 브렌니빈 한 잔과 함께 용감하게 한 입! 그리고 강렬한 경험을 추억으로 남겨보는 것도 좋겠죠. 하우카르틀을 제대로 즐기려면 현지 시장이나 전통 레스토랑에서 시도해 보는 것이 좋아요. 레이캬비크의 유명한 식당에서는 비교적 부드럽게 숙성된 하우카르틀을 제공하기도 해요. 또한, 여행자들을 위한 하우카르틀 체험 패키지도 있으니,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렇게 보면 하우카르틀은 단순한 특이한 음식이 아니라, 혹독한 자연과 싸우며 살아남은 아이슬란드인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냄새나는 음식이지만, 그만큼 역사와 이야기가 가득한 매력적인 음식이기도 하죠.
여러분이라면, 도전해보시겠어요? 저는....힘들듯 싶습니다. 기권!!